[History] 왕은 반역을 저지를 수 있는가?
Can Monarchs Commit Crimes? (1648 to 1649) Historia Civilis
영국내전(England Civil War)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지구 반대편 섬나라 일이 나랑 뭔 상관?',
'그게 뭐야?', '아 그런 일도 있었지 ㅇㅇ'
정도로만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영국내전은 근현대 정치사의 패러다임을
영원히 바꿔버린 대사건이었으며,
우리는 그 패러다임이 구축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
일단 중고등학교 때 혹은 대학교 때
역사공부를 조금 한 사람이라면,
왕권신수설의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왕권이란 '신'(기독교의 하나님)이
국가의 주권을 '왕'이라는 제도를 통해
쥐어준다는 개념이다.
즉, 정당한 권력은 '신'에 의해서만 주어지며,
그 정당성은 '군주제'를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제 영국내전으로 돌아가보자.
영국내전은 그냥 두 편으로 갈라서서
몇 번 싸우고 끝난 그저 그런 전쟁이 아니다.
그 당시 기준으로 상상도 못할 규모의
병력과 자원이 동원되었고,
그 결과 영국내전은 1, 2차 대전에
참전한 이후에도 영국 역사상
가장 많은 비율의 영국인이 죽은 전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거기에다가 내전 당시에,
그 당시 왕이었던 찰스 1세는
한차례 제압당하여 가택연금을 당한 이후
잉글랜드 입장에서 외국이었던
(좀 혼동이 될 수 있는데,
같은 왕을 섬긴다고 같은 나라라는 것은
모든 곳에서 작동하는 개념이 아니다.)
스코틀랜드에 도움을 요청하였고,
결국 스코틀랜드에서 왕당파의 요청에
호응하여 침공해 오면서 또다시
피비린내 나는 전쟁 끝에 의회파가 승리하면서
겨우겨우 끝나게 되었다.
이제 생각을 해보자.
당신은 이 당시 잉글랜드 사람이다.
당신은 전체 인구의 3.5%가 사망하는
거대한 전쟁을 겪었다.
창, 칼과
장전하는데 몇십 초가 걸리는 총들이 동원된
끔찍한 전쟁에서 말이다!!
(6.25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은 대략
2000만 명 중에 100만이 좀 넘는 정도
(5~6% 정도)가 사망하였다.)
그리고 그 전쟁이 한 번 끝날 뻔한 상황에서
왕이 외국군을 끌어들이는 바람에
진작에 끝났어야 할 전쟁이
다시 계속되는 꼴을 지켜보았다.
당신이라면 그 왕이 여전히 쥐고 있는
'주권'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만약 왕을 처벌한다면
무슨 죄목으로 처벌할 것인가?
당장 직관적인 답은 '반역죄'이다.
외국군을 끌어 들어
전쟁을 지속시키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근데 반역이란 '국가를 배반하고
국가의 주권을 손상시키려는 행위'이다.
'왕정제'의 '왕국'에서
'국가의 주권'을 가진 자는 누구인가?
당연히 '왕'이다.
'왕국'에서 '왕'을 반역죄로 기소한다는 것은,
국가주권자가 자기 자신을 배반했다는
죄목으로 기소한다는 뜻이 된다.
그 당시 사람들이 겪었을
엄청난 혼란을 생각해 보자.
만약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수준이 아니라,
내전을 일으켜서 지고, 그 다음
'반역죄'로 기소당한다고 생각해 보면
어떠할 것 같은가?
우리는 "대통령 직무를 맡은 개인"과
"대통령이 '위임' 받은 권력"을
구분할 줄 알지만,
이 시대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생각을 가지는 것 자체가 반역죄이다!!
그 당시 의회에서 엄청난 격론이 벌어졌고,
결국 협상을 통해 왕을 복위 시키려던 세력들이
평민들이 대다수였던 군대에 의해
대거 숙청당하면서,
의회는 왕을 기소하기 위한 고등법원을
설치하기로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당연히 두 의회 중 하나였던 '귀족원'은
고등법원 설치에 대해 조까를 시전하였으며,
결국 '서민원'은 '귀족원 조까'를 시전하고
"인민이 주권자이고, 인민의 위임을 받은
우리만 있어도 정치권력을 행사할 수 있음"
이라는 선언문을 통과시킨다.
이게 얼마나 충격적인 일이었는지,
고등법원이 설치된 후에도
온건파 중 하나가
"왕이 반역을 어떻게 저지르냐!!
'반역'이 왕에 대한 폭력을 의미하는 건데!!"
라고 따진 이후에,
"난 이거 손 떨려서 도저히 못하겠다"
하면서 나가버린 일도 생겼다.
고등법원에 남아있던 사람들도
그 말을 듣고 느낀 게 있었는지,
"도대체 왕을 무슨 죄목으로 기소할 것인지"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고,
심지어 "왕이 자기 아버지(선대왕)를 죽였다는
죄목으로(당연히 날조지만) 기소하자"라는
주장도 나왔다.
우리가 볼 때는 다소 황당하지만,
그 당시 기준으로 볼 때 이 죄목이 유일하게
반역죄의 정의에 걸맞는 경우였다!!
자기 선대 주권자를 죽이고
자신이 주권을 강탈한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찰스 1세는
결국 선대왕 살해로는 기소되지 않았고,
"내전 기간 동안 국왕은 폭군이자
국가에 대한 배반자로서 활동하였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
라는 죄목으로 기소되었다.
(찰스 1세는 다른 사형수들처럼
포승에 묶여 질질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처형장으로 걸어가는 특권을 누렸고,
집행자의 지시에 따라 처형대에 엎드려
단 한번의 도끼질로 깨끗하게 참수되었다.
찰스 1세의 유언은 다음과 같다.
"짐은 이제 부패한 나라에서
영원히 변치 않는 나라로 간다.
이 세상의 어지러움이여, 안녕히.")
이렇게 벌어진 재판은
죄목에 대한 판결에 상관없이
영국, 더 나아가 현대에 이르러서는
모든 인류의 정치체제를
영원히 바꿔놓는 질문들을 내놓게 되었다.
"한 나라의 국왕은
자기 왕국에 대한 반역을 꾀할 수 있는가?"
"정치적 정당성은 어디서 오는가?"
"신민들에 의해 거부당한 국왕은
여전히 국왕일 수 있는가?"
원본 출처 : 왕은 반역을 저지를수 있는가?.history - 루리웹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권력이 어떤 과정을 통해 우리 손에 쥐어졌는지 잊어서는 안됩니다.
권력이란 수천 년의 시간 동안 극소수의 권력자들에 의해 공고히 독점되어 왔고, 이러한 권력을 온 국민이 평등하게 나눠가진 것은 수십만 년 인간 역사에서 고작 백 년도 채 되지 않는 극도로 특이한 일입니다.
우리가 가진 민주주의와 선거, 투표는 깊은 고민 끝에 결정해야 하는 정말 소중한 '권력'입니다.
내가 가진 소중한 투표권을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남용하면 그 잘못된 결정은 반드시 독재와 권력자의 횡포로 내게 되돌아오게 됩니다.
과연 내가 뽑을 지도자가 부패한 인간이 아닌지, 진정 남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이타적인 마음을 지닌 자인지 깊이 고민하고, 꼼꼼히 판단하여, 반드시 투표합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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